숨 : 망각의 각인
대구 아트 프로젝트 2021
The shape of breath
숨의 형태
이제는 달서4구역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삶의 흔적이 사라질 이곳에
한글자 한글자를 따라 벽을 파내고 녹슨 철문의 세월을 긁어
나와 나의 아버지, 어머니의 지난 삶을 새긴다.
새겨진 글자들은 허물어지고 결국 파편이 되어 바닥에 흩어지지만
그 무너진 폐허 속에서 다시 이야기들이 숨을 쉬고
새로운 희망이 되어 점점이 솟아오른다
바람에 부풀려지는 펜스의 천막들처럼 숨을 쉬며 비대해지는 도시는
우리를 품는가
아니면 밀어내는가
“존재하는 것에 대하여 - 역사는 어떻게 기억될 수 있는가”
지역민의 공익을 위한 선의에서 출발한 재개발 사업은 언제부터인가 주거환경의 발전이 아닌 개인 재산권의 향상을 위해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밀어내거나 또는 지역민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역사적인 건축물을 파괴하며 점점 더 무서운 확장새를 펼치며 도시의 모습을 변화시킵니다.
대구시는 재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이주민과 역사적 건축물의 보존 대책을 강구하여 점진적 시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현재는 그 안에서 살아 왔던 개인의 역사가 축적되어 이루어진 것이며, 시대의 상황이 반영되어 건축된 공간은 그러한 역사를 증언하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재개발로 인해 이주해야 하는 대구 시민들의 이전 삶을 추적하고, 시민의 삶이 공존했던 역사적 공간을 기록하며, 그것을 현재적으로 해석하여 현재성을 지닌 예술 작품으로 창작하고 대중과 공유함으로서 지금의 현재를 존재하게 했던 사람과 공간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합니다.
현재 대구의 모습을 있도록 하였던 시민들의 삶과 그것을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을 현재적으로 해석하여 사람과 공간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며, 미술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으려는 의도의 프로젝트입니다.
우리가 살아왔던 “숨” 의 기억
살아있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물리적 행위인 “숨”, 하지만 우리는 그 “숨” 의 행위를 인식하지 못하고 망각한 채 살아갑니다. 사회가 하나의 유기체라면 그 속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개인은 그 사회를 기능하고 성장하게 하는 들숨과 날숨입니다.
따라서 대구 시민 개인의 역사는 바로 대구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공공의 이익 또는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행하여지는 도시 재생으로 수반되는 재개발은 때로는 그곳에서 살고자 했던 사람들을 밀어냅니다. 2021년 현재 재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주 예정인 대구 시민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시각 예술로 창작하여 개인과 소규모 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하고, 시각 언어로 창작된 대구의 역사를 많은 대구 시민들과 공유함으로서 현재를 있게 한 지난했던 삶의 의미를 재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프로젝트 진행 장소 - 신암02지구>달서04 지구>무영당>대구예술발전소
2021.04.01 > 09.30
The shape of breath_대구 시민들의 숨결 모음_2021-12-15 까지 매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신암 02지구
달서04지구
평리06지구
우리의 숨이 공존했던 “공간” 의 기억
지역의 문화는 어떠한 지정된 유물 뿐 아니라 지역민의 희로애락이 베어 있는 일상적인 공간에 의해서도 기억됩니다. 대구시 내에도 수많은 역사적 가치를 간직한 민간 건축물이 존재합니다. 일본의 식민 지배 시대 최초의 민족 자본으로 건축된 [무영당]과 노벨 문학상 본선 후보에 2회나 호명되었던 “구상” 시인과 당대 문학가들의 아지트였던 [대지 바],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운동가들의 고택까지, 기억되고 보존되어야 할 수 많은 건축물들을 현재적인 시각 언어로 재창조하여 기억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