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투영 2021>
OBLIVION,REFLECTED 2021>
살아있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물리적 행위인 “숨”,
하지만 우리는 그 “숨” 의 행위를 인식하지 못하고 망각한 채 살아갑니다.
사회가 하나의 유기체라면 그 속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개인은 그 사회를 기능하고
성장하게 하는 들숨과 날숨입니다.
다양한 숨을 찾아가는 작가의 예술 행위 속에서 창작자로서 살아가는
나의 존재 또한 확인하고자 합니다.
-작가노트 중에서-
“우리의 삶은 어떻게 기억되는가”
이번 전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궤적을 찾아 시각 언어로 풀어 내는 “숨”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프로젝트이다.
대구 예술 발전소의 “대구 리서치 프로젝트” 로 선정되어 2021년 4월부터 이어온 이 프로젝트는 대구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삶을 추적하고 각각의 시간이 담겨 있는 오브제를 수집하여 설치미술의 형태로 선보인다.
대구 예술 발전소 주 전시장에서 선보일 전시의 타이틀은 [Oblivion: Imprinted – 망각의 각인]으로
“망각”될 역사와 “망각”되어지고 있는 주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재의 대구를 만든 중, 장년층의 역사를 인터뷰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들의 생활 공간에서 수집한 바닥재에 각각의 역사를 각인 함으로서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Oblivion; Imprinted-망각의 각인], 누군가의 현재를 비추었던 거울을 수집하여 프로젝션을 통해 존재의 메시지를 투영하는 [Oblivion; reflected-망각의 투영]는 서로 독립된 작업으로 보이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엄연히 ‘존재하는 삶’ 대한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다.
매일을 스쳐지나는 주변의 삶들, 그러나 드러나지 않아 인지하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려 하는 주변부의 삶을 기억 함으로서 다시,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것은 곧 “나의 삶은 어떻게 기억되고자 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안의 “나”이며, “우리”의 존재를 잊는 순간 “나”의 존재도 희미해진다.
"Breath", the most fundamental physical activity to be alive.
However, we live without recognizing the act of "breath" and forgetting it.
If society is an organism, the individual who lives every day in it is an inhalation and exhalation
that functions and grows that society.
I would also like to confirm my existence as a creator in the artistic activities of seeking various breaths.
- From the artist note. -
"How can our lives be remembered?"
This exhibition is an extension of Choi Won-gyu's "Breath" project, which finds various life trajectories living in the contemporary era and unravels them in visual language.
The project, which has been selected as the "Daegu Research Project" by the [Daegu Art factory] and has been since April 2021, tracks the lives of citizens living in Daegu's past and present, collects objects containing each time, and presents them in the form of installation art.
The exhibition will be presented at the main exhibition hall of the [Daegu Art factory] in January 2022. And The title of the exhibition is [Oblivion: Imprinted ] talking about the history to be "forgotten" and the lives around it.
Starting with interviewing the history of middle-aged and elderly people, making Daegu today [Oblivion; Imprinted] to remember history that will disappear in the near future by imprinting each history on floor materials collected in their living spaces, and projecting a mirror that reflects someone's present.
I would like to talk about the meaning of life again by remembering the lives around me that pass by every day, but those around me who are not aware of it or try to ignore it.
This means, "How does my life want to be remembered?" It is also a story about.
"I" is "me" in "we", and the moment we forget the existence of "we", the existence of "me" also fades
Oblivion, Reflected [ 망각의 투영 ]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거울, 이야기, 영상 프로젝션
누군가의 현재를 비추었던 거울, 이야기가 투영되고 서로 마주보거나 빗겨나가기를 반복한다.
신체에 닿아 있으나 인지하지 못하는 그림자처럼 타인의 삶은 서로 마주하지만 담기지 못한다.
“I am still here. I am still here.”
처음에는 어린아이 인가 했다
메시지의 문장이 어른의 그것이 아니었다.
차가 가득 들어찬 맨션 단지 내로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아
거울을 안고 서 있는 남자를 지나 차를 세우고 다가갔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거울을 건네는 그의 얼굴은
저 뜨거운 남쪽 나라에서 온 사람임이 분명했다.
차에 거울을 싣는 것을 보고 돌아서 가려다가 멈춰서
그가 내게 물었다.
“담배펴요?”
“예? 아 네. 피워요” “담배하나만”
조금 떨어져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연기를 내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냈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5년 전에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온
32살의 두 아이 아빠였다.
코로나로 일도 별로 없고 아는 사람도 없이
고향에도 못간다는 그는
있지만 있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진다했다.
서대구의 큰 공장에서 일했다던 그는
다음주에 대구 근교의 시골 농장으로 일하러 간다 했다.
차 안의 담배 한 갑을 거울값으로 건네 주고
어두운 계단으로 올라가는 그의 뒷모습에 인사를 건냈다.
“Yes. I know you still there.”
벽
장
문
을
열
고
다
시
세상
속으로
“버 티 고 버 티 고 버 버 버 버 버 티 고”
2021년 6월 21일
“00 치킨집 앞에 주차하고 전화해요”
어떤 사정일지 대략 짐작 되어
무거운 마음으로 찾아간 사장님은 의외로 밝고 힘찬 모습이었다.
“이거 가게 오픈할 때 계모임 사람들이
돈 모아서 비싼 거울 사다 준거야. 좋은데 쓴다니 좋지 뭐”
곧이어 주방 집기를 가지러 온 트럭에
황급히 차를 옮기고는
에너지 드링크를 몇 개 사다 안겨드렸다
“아 뭐 이런걸 사와. 같이 드시고 가셔”
한모금에 들이키고는 나오는 길에
건네 줄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라는 인사 밖에
2021년 5월 12일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10여분 남짓
외벽의 도장이 거의 벗겨진 산속의 빌라 앞에
도착했다. 여러 번 통화를 시도한 끝에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집 정리하느라 이제 봤네요. 죄송해요 올라오시면되요”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옥탑방은 현관문이 열려 있었고 빼꼼히 열린 문을 통해 보이는 집 안은 온통 세간살이로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였다.
거울을 들고 내려온지 몇시간 후 거울의 주인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거울에 담을 사연을 보내 달라는 요청에 오래 망설였던 듯
띄어쓰기도 되지 않은 긴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첫직장에서따돌림을당해
너무힘들어서 2년째 거의
나가지도않고 집에만 있었
어요
이렇게살면안될것같아서
대구살던거정리하고
부모님있는 고향에가서
잠시쉬다가 새로
일을 알아보려고해요.
이름은좀 그렇고나이는
27이에요 거울이
너무더러워서죄송해요”
먼지가 잔뜩 묻어 있는 그의 거울에 깜빡이는 문장은
먼지에 가려져 환영처럼 일렁인다.